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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류 > 조명+입체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
다시 돌아온 봄날!
글 노유청 2019-02-25 |   지면 발행 ( 2019년 3월호 - 전체 보기 )



한국옥외광고센터 공동기획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만듭시다 -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

도시재생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원칙은 고쳐 쓴다는 것이다. 기존 공간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쓴다는 점. 수많은 공장이 카페로 고쳐졌고, 골목골목 위치한 구옥(오래된 양옥)이 흥미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익선동은 한옥을 재미있게 고쳐쓰는 공간이다. 근 100여 년간 흥망성쇠를 오롯이 담고 있는 한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은 곳. 익선동은 오래된 한옥마을을 그대로 살린 곳이라 골목이 다소 좁고 불편하지만, 흥미로운 가게와 간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마치 한옥을 주거를 목적으로 개조한 것처럼 꼼꼼하게 익스테리어를 마감한 것이 인상적이다. 처마부터 외벽까지 상당히 꼼꼼한 손길이 느껴져서 ‘익선주택’이라는 가게 이름이 더 와 닿는 것 같다. 전면에 세로로 배치한 철재사인과 목재로 구성한 돌출간판의 어울림도 좋다.

최초이자 최고(最古)인 익선동의 변화
익선동은 서울에서 처음이자, 가장 오래된 부동산 개발 사업이었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한국 최초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정세권에 의해 경성의 주택난을 해결할 목적으로 구성한 도시형 한옥 주거단지였다. 쉽게 말해 익선동 한옥마을은 서울에서 최초로 시도된 뉴타운 사업이었던 셈이다.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익선동의 주택을 분양해 얻은 이익이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돼 역사적인 의미를 더한다.

한옥 주거단지로 개발된 당시부터 익선동은 주로 기생들이 거주했다. 일제강점기부터 종로를 중심으로 1970년대까지 주점인 요정이 번성했었다. 이후 1980년대에 점차 쇠락하기 시작했고, 특히 IMF와 외환위기가 닥치며 이 일대를 찾는 발걸음이 뚝떨어지면서 완전히 슬럼화되기 시작했다. 그 후 오랜 기간 서울의 낙후지역으로 남아 형태만 유지하고 있었다. 북촌이 한옥마을로 뜨는 와중에도 익선동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가 2014년 익선동은 도시공간 기획자와 설치 미술작가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인 ‘익선다다’의 손을 거쳐 변하기 시작했다. 당시 동네에서 익선다다는 흥미로운 디자인을 앞세워 골목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한옥 한 채를 빌려 만든 카페를 시작으로 여러 가게를 오픈하며 골목에 재미를 더했다. 이후에 새로운 가게가 계속 들어서기 시작했고 익선동이 변하기 시작했다. 흥망성쇠의 부침을 겪은 후 익선동에 다시 봄날이 찾아온 셈이다.


▲ 카페 ‘모퉁이’는 그야말로 구석에 있는 가게다. 건물을 곡각을 활용해 익스테리어를 한 것도 인상적이지만 간판이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전면에 배치한 간판은 카페의 이름이 아니라 도로면 주소를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 재미있다. 가게의 이름과 위치 아이덴티티를 너무나 명쾌하게 알린다.

골목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가게와 간판

익선동은 솔직히 말하면 넓고 쾌적한 공간은 아니다. 한옥마을로 개발된 일제강점기부터 형태를 바꾸지 않고 계속 유지했기 때문에 좁고 다소 불편한 곳이다. 특히, 최근엔 익선동이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야말로 골목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 와중에도 익선동은 흥미로운 가게와 간판으로 인해 걷는 재미가 있다. 가게의 아이덴티티를 담는 간판이 골목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잠깐만 걸어도 익선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결국, 가게와 간판이 익선동이란 골목의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익선동에 새롭게 생긴 가게가 거리의 풍경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는 아니다. 기존 한옥마을의 틀을 유지하고 어울리면서 골목의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한옥의 벽에 부티 철재사인, 처마 아래 달린 네온사인, 대문 위에 붙인 돌출간판 등 다양한 요소는 익선동이란 공간의 아이텐티티를 유지하며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익선동이 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점은 어느 날부터 새로운 가게가 해일처럼 밀려들었는데도 공간의 아이덴티티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카페와 레스토랑이 물밀 듯 들어왔지만, 한옥마을이라는 원형은 아직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초기에 개발을 주도한 익선다다가 만든 분위기가 익선동 안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암묵적인 동의 하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간판에 대한 것을 익선동답게 만들자는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라인.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간판개선사업을 통해서 하려고 했던 궁극적인 목표가 익선동에서 자연스레 나타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결한 간판 디자인을 보여서 새롭게 가게를 여는 주인들이 공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구성하게 하는 것 말이다. 이런 점이 익선동의 간판이 재미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본 연재기사는 행정안전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월간《사인문화》가 간판문화 선진화와 발전을 위해 진행하는 공익성 캠페인입니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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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 한옥 간판 디자인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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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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