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도시재생 차원의 사인 디자인에 대해 알아본다. 일본과 싱가포르, 호주의 사례를 통해 도시재생과 사인 디자인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를 짚어본다. 이를 통해 도시재생 차원의 사인 디자인 특성을 살펴보자. *필자의 원고는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 장효민 hmjang@ut.ac.kr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연재순서 1 일본1-10월호 2 일본2-11월호 3 싱가포르-12월호 4 호주 시드니-1월호 5 호주 브리즈번-2월호
▲ 브리즈번강 강가 사우스뱅크에 새롭게 설치된 대형 조형사인. 브리즈번의 영문을 형상화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국외 유명 도시 브랜드 로고 사인을 벤치마킹해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동체에 가치를 돌려주는 도시재생
호주대륙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도시이며 퀸즐랜드(Queensland) 주도(主都)인 브리즈번(Brisbane)은 화창한 아열대 기후와 독보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갖춘 현대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도시다. 남쪽으로는 1시간 거리의 세계적인 휴양지 ‘골드코스트(Gold Coast)’의 황금빛 모래 해변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으며, 주변에는 누사, 선샤인 코스트 등 아름답고 유명한 관광명소가 자리 잡고 있다. 브리즈번 시내를 관통하고 있는 브리즈번강 강가에 위치한 사우스뱅크(South Bank)에는 다양한 종류의 엔터테인먼트와 레크리에이션, 인공 해변 등 각종 레저 활동이 가능하여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또한, 레스토랑, 카페, 부티크, 박물관 및 갤러리 등 문화시설이 모여 있다.
특히, 호주 최대의 갤러리 GOMA(Gallery of Modern Art)와 퀸즐랜드 주의 대표 미술관인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Queensland Art Gallery)는 호주 미술의 글로벌한 다양성을 수준 높은 전시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 규모의 UQ(University of Queensland)대학은 아름다운 캠퍼스와 함께 UQ미술관에서는 수준 높은 다양한 작품들을 주기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UQ는 방문한 대학들 가운데 가장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사인 시스템을 캠퍼스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아울러 2010년 이후 매년 방문하는 브리즈번의 거리를 걷다 보면 공공사인의 정기적인 디자인 업그레이드는 물론 유니버설 디자인이 잘 적용된 공공디자인의 모범도시라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은 본래 장소가 가지고 있는 장소성의 복원과 문화의 재현이 현실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플레이스 브랜딩 전략과 결합해 거기서 얻어지는 성과를 다시 지역의 공동체에게 돌려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는 물론 대부분의 선진국은 작아 보이지만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전통적인 유산(Legacy)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발 콘셉트를 잡는다. 그리고 도시사용자들과 디자인 과정에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국가나 도시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은 결국, 이미지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호주의 3대 도시들은 관광정책과 문화예술 정책의 실행 결과가 다양함의 공존과 함께 아름답고 조화로운 이미지로 연결되고 있다. 그만큼 효율적인 도시디자인 정책집행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거리 곳곳의 작은 사인 하나하나가 브리즈번 거리의 주요 구성요소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퀸즈랜드 주립 공연장 외부에 길쭉한 배너와 대형 라이트박스에 인상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이러한 사인은 공연장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