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은 점포의 이름이요 얼굴이며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마주쳤을 때 첫 인상을 결정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디자인, 즉 시각적인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간판보다 다양한 디자인을 가미할 수 있는 파사드는 사인을 부각시키고, 시각적인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어 강력한 첫 인상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이번 호 조각사인에는 범상치 않은 파사드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햄버거 가게 사인을 소개한다. 글_ 이승미쪾사진_김수영
간단히 때우거나 간식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는 영양분이 낮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웰빙을 지향하며 맛과 영양을 갖춘 수제 햄버거를 판매하는 곳들이 생겨나며 점차 그 인식도 변해가고 있다. 서울 가회동에 위치한 EST.1894 역시 웰빙과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건강한 수제 햄버거 가게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EST.1894는 햄버거가 탄생한 1895년으로부터 1년 전인 1894년으로 돌아가 일부 일그러진 햄버거에 대한 문화와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뜻에 따라 장인의 손길로 제작된 로타그릴ROTAGRILL 이라는 특수 그릴에서 원적외선으로 패티를 익히고, 100% 호주산 목등심, 남원 수제 치즈, 무안 양파, 홈메이트 번 등 엄선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웰빙 슬로우 푸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웰빙 수제 햄버거라는 특징은 사인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EST.1894 조정욱 총 매니저는 “수제 햄버거라는 컨셉트를 느낄 수 있는 사인을 제작하길 원했다.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맛과 같은 ‘수제’라는 컨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집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심볼을 만들고, 파사드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또한 메인 로고에는 주로 창립연도 표기에 사용하는 쿠퍼 블랙 cooper black 서체를 적용했는데, 디자인을 담당한 S/O Project는 이 서체의 단점인 익숙함과 과거의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약간의 모던함을 가미해 로고를 만들었다. 그러나 디자이너와 당사자들만이 그 차이를 알뿐 여타 연도를 표기하는 것들과 차별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심볼을 패키지, 티셔츠, 익스테리어 등에 적용해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한 가지로 규정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 구조와 어플리케이션에 응용하기 위함이었다. 아울러 파사드에는 각기 다른 서체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는 시도를 했으며, 오렌지 색상을 사용해 식감을 살리고 화로에서 구워지는 특징을 나타냈다. 또한 파사드의 15도 정도 기울어진 각과 여러 겹을 덧댄 구조 형태는 디자인과 소재를 조화롭게 믹스매치 한 것으로 세련되고 멋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제작을 담당한 양은숙 실장은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좀 더 깊이감과 입체감이 있도록 제작했다. 또한 파사드에 사용된 소재인 구로철판은 별도로 코팅 마감처리를 해서 비나 눈 등 외부요인으로부터 안전하도록 제작했다”고 전했다. 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