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디자인: 싸인아트 조각기: Trumph 4050 소재: 동, 투명 아크릴 위치: 서울시 청담동 부근
보나세라를 찾으면 맨 먼저 자그마한 이탈리아 정원이 반겨주고 있다. 이곳의 이름인 ‘보나세라’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늦은 오후에, 또는 손님을 맞이할 때 건네는 반가운 인사말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한데, 때문에 이곳을 찾으면 그 반가운 인사말처럼 기분좋고 작은 설레임마저 불러 일으킨다. 마치 작은 이탈리아 광장이나 정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보나세라는 모두 4개 층으로 이루어진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작은 마을 ‘보르고’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곳으로 클래식과 모던이 조화를 이루는 산뜻하고 눈에 띄는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벽돌도 이탈리아산을 사용하는 등 밀라노의 광장인 삐아짜를 주제로 삼아 외벽 돌출간판을 비롯해 실내외 인테리어를 꾸몄으며, 입구에 들어서서 옆으로 나 있는 아치형 문들을 거쳐 지나가면 맨 안쪽에 패티오가 자리잡고 있어 인상적이다. 패티오란 스페인식 가옥의 안뜰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지중해 등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원 양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신축한 빌딩이나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양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주)FGF 외식사업팀 이상용 대리는 “최근 시장 상권의 흐름을 파악한 후 내린 결론으로 청담동 부근에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 근처 타 업체들은 모던하고 클래식한 건물과 사인들이 주를 이루지만, 보나세라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인을 비롯해 실내외 인테리어를 제작해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자부심을 표명했다. 2002년 12월에 오픈한 Buonasera(보나세라)는 패션과 외식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주)FGF에서 운영하는데, 두 분야 모두 이탈리아의 성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보나세라의 건물 외벽 돌출간판 옥외사인 전문 디자인, 제작 업체인 싸인아트에서 담당했다. 돌출간판의 디자인과 소재선택은 인테리어 팀과 공조를 이뤄 진행해 나갔으나 가공과 세부 디자인은 싸인아트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표면 소재로 사용한 동은 화학 스테인(Chemical Stain)기법을 사용해 거칠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을 표현했다. 음표와 문자는 레이저 조각기인 'Trumph 4050 로터라스 DL-3015H'를 이용해서 음각방식으로 제작했고 조각한 음표부분에는 두께 15mm 투명 아크릴을 덧대 한껏 포인트를 줬다. 내부 광원으로는 형광등이 사용됐는데, 빛이 음표를 이루고 있는 투명 아크릴 위로 전해지면 네온사인처럼 은은하면서 잔잔하게 번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한층 더 고풍스러운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다. 아크릴 위로 표현되는 빛을 포함해 형광등이 뿜어내는 조도를 적절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형광등과 간판 표면 사이에 적정 이격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개성있는 폰트체로 독자적인 분위기 연출
조각, 제작, 시공: 간판 몰 디자인: UNITED CONNECTION 소재: 황동 위치: 서울시 신사동 부근
UNITED CONNECTION은 2004년 여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수출, 수입 전문 의류회사 로써 말보로 클래식이라는 수입남성의류브랜드 유통을 시작으로 지난 9월 강남구 신사동 부근에 위치한 매장의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마친 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매장 전경은 깔끔한 베이지색 계동의 타일로 외벽을 장식했으며 황동을 이용한 조각사인을 일자형으로 전면에 게시해 모던하면서 감각적인 느낌을 살려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강남일대임을 재확인 시켜준다. 타일 스타일의 외벽은 사인이 게시된 부분에는 색을 달리해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외벽을 달래주었으며 사인도 부각시키는 양동효과를 냈다. 의류뿐 아니라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종합 보세숍을 지향하는 UNITED CONNECTION는 20~30대 초반인 젊은 층에서 수요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지역성을 벗어나 저렴한 가격과 최신 트렌드를 짚어내는 디자인이 그 이유라고 한다. 함께 경영하고 있는 말보로 클래식이라는 남성수입브랜드와는 달리 UNITED CONNECTION는 수입보다는 수출을 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고객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해외바이어들에게 더욱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이정옥 디자이너 실장은 “수출이 주력이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신사동에 매장을 오픈했다. 물론, 동대문 쇼핑몰 일대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있어 나름의 요충지지만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들은 신사동 일대가 더욱 선점에 있기 때문이다”라며 전략적인 위치선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의 디자이너로써의 능력은 매장의 사인에서도 십분 발휘됐음을 알 수 있었다. 사인의 서체는 언뜻 보면 일반적인 컴퓨터에 사용하는 폰트체 중 하나라는 생각이 일지만 한 발짝 다가서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정옥 실장은 “흔하지 않은 사인으로 매장의 얼굴을 꾸며보고 싶었다. 이에 개성있고 감각적인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컴퓨터를 검색, 국내에서 사용하는 폰트체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이렇다할 것을 찾지 못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하던 중 매장 컨셉트와 부합하는 폰트체를 발견했다”며 “이 폰트체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소재를 찾던 중 황동이라는 소재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소재의 자연스러운 부식현상이 매장품격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라고 신중했던 사인 선택과정을 비췄다. 그리고 황동은 디자인 면에서도 만족을 시켜주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아크릴, 플라스틱 등의 소재는 영구적이지 못해 차후 수리, 교체비용이 들지만, 황동은 오래되면 될 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장기성이 뛰어나다”라며 초기투자비대비 황동의 장점을 언급했다. 레이저 커팅으로 자체 제작비용에 약 80만 원 가량이 소요한 UNITED CONNECTION의 전면 사인은 오래된 와인이 깊은 맛을 내는 것처럼 제 값어치 이상을 발휘, 시간이 흐를수록 깊고 오묘한 멋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사인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영원을 약속하는 웨딩을 위한 사인
제작, 시공: 대림 종합광고기획 디자인: 대림 종합광고기획/ 뮤제 스튜디오 소재: 철 위치: 서울시 청담동 부근
웨딩촬영은 예비부부에게 결혼이라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일련의 증표라 할 수 있다. 서로에게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는 그들의 첫 시작만큼 중요한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할 변하지 않을 마음과 녹녹한 ‘정’일 것이다. 서울시 청담동에 위치한 Musee de Studio(뮤제 스튜디오, 이하 뮤제)는 예비부부를 위한 웨딩촬영과 프로필 전문 스튜디오다. 2002년 청담동 일대에 소규모 촬영장으로 창업을 시작해 현재는 근처에 여유로울 만큼 넓은 또 다른 촬영장을 구비해 인지도 높은 스튜디오로 거듭났다. 한창 웨딩촬영 중이지만 여유로운 웃음을 띠고 물음에 답해준 박상현 실장은 “웨딩촬영인 만큼 신호부부들에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 청담동 일대에 스튜디오를 열었는데, 주변에 멋진 음악들이 흘러나오는 카페들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라는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이 적격이었다. 또 근처 야외 촬영을 하기에 적합한 도산공원이 위치해 금상첨화였다”라며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실력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고려한 지역선점을 언급했다. 현재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창업을 시작한 1호점 촬영장의 간판을 보노라면 의문이 생긴다. 이에 그는 “정형적인 스튜디오 간판을 달고 싶지 않았다. 지역성을 고려한 점도 있고, 무엇보다 감각적인 간판을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객들 중 일부는 처음 간판을 봤을 때 카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바로 이점을 의도한 것이고 그것이 적중했기 때문에 매우 만족한다. 인지도 목적이 아닌 고객만족을 위한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해, 의문점의 해소와 동시에 오히려 간판의 기획의도가 지금의 뮤제를 이끈 요인 중 하나라는 답을 내릴 수 있었다. 철을 소재로 한 뮤제의 간판은 건물자체가 스틸소재인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진작가인 만큼 뛰어난 디자인 센스를 발휘한 점이 엿보였다. 간판의 제작, 시공은 종합광고물 전문업체인 대림종합광고기획(이하 대림)에서 담당했다. 대림의 김준식 대표는 “2002년 당시 철을 이용해 간판을 제작하는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 사례다. 제작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반 철강집을 찾아가 직접 소재를 선택한 후 간판 디자인에 맞게 레이저 커팅을 했다. 물론 고즈넉하고 영구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화학도료를 이용해 인공부식작업을 병행했다”며 “음각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특별히 'Musee de'의 e와 d부분을 신경썼는데, 문자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떨어져 나갈 수 있는 부분에 투명아크릴로 덧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접착력이 약해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음각으로 제작할 경우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글자는 제작초기에 눈에 띠지 않을 정도로 지탱해줄 수 있는 선을 남겨놓는 방법과 볼트를 이용해 투명아크릴을 소재에 덧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뮤제의 2호 촬영장은 플렉스를 이용해 지주형 간판으로 제작됐는데 이 역시 대림에서 제작, 시공을 담당해 양 업체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현재 뮤제의 조각사인은 시간의 세례를 더욱 받아 한층 더 아늑함과 정겨움을 뿜고 있다. 바랠수록 더 멋을 풍기는 사인과 영원을 함께할 예비부부의 전주곡인 웨딩촬영 스튜디오가 더 없이 어울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