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왜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가?”라는 항변. 일견 일리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여성의 시선이 철저하게 배제된 관점이다.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느끼는 체감 공포가 남성들과는 달랐고 그것이 사건을 통해 표출됐을 뿐이다. 강남역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던 여성들은 집에 가는 길 어두운 골목에서 여느 날과 똑같이 어깨를 움츠렸을지도 모른다. 셉테드는(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결국 이런 지점을 파고드는 공공디자인 사업이다. 어깨를 펴고 웃으며 걸을 수 있는, 공포심이 사라지는 길을 만드는 디자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시작으로 퍼진 셉테드 시작은 2012년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이었다. 지금은 재개발이 결정돼 주민 80%가 이주한 상황이라 사라지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영됐던 셉테드 성공 사례다. 관련 블로그 포스팅이 2015년 중반까지 게시됐던 것을 보면 사업 이후에도 소금길은 지속해서 취지를 잘 살려서 이어갔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청 디자인정책과 권은선 주무관은 “염리동 소금길이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사업이전부터 형성돼있던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이 컸다”며 “재개발 예정인 달동네라는 특성상 편의점 혹은 가게도 큰길까지 내려가야 할 정도로 으슥한 공간이 많았는데 사업 이후 소금나루가 생겼고, 이곳은 간단한 물건을 팔기도 하며 24시간 초소기능을 하는 주민공동체 거점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권 주무관은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셉테드 사업의 핵심 요소”라며 “이를 위해선 지역 커뮤니티 형성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을 시작으로 이후 2013년에는 관악구 행운동, 중랑구 면목동, 용산구 용산2가 동 3개 지역이 선정돼 2014년 사업을 완료했다.
특히 관악구 행운동은 직장여성이나 여대생 거주비율이 높고 낮에 집을 비우고 밤늦게 귀가하는 생활패턴이 일상적이라 주민들끼리 일면식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행운동은 주거유형이 획일화된 원룸밀집지역이라 건물과 건물사이에 어둡고 좁은 틈새 공간이 많았다. 그리고 낮은 조도로 방치된 필로티주차공간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하고, 건물후면부 사각지대 등 곳곳에 범죄 발생 우려가 상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곳이었다.
이 지역의 핵심적인 변화는 가로 380m 세로 214m의 원룸밀집 지역에 조성한 행운길이었다. 낙성대역 맞은편에 있는 까치산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이 일대 골목골목을 여성이 늦은 시간 혼자 길을 걸어도 누군가 동행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그리고 현관 도어락까지 가기 위해 꼭 지나쳐야 하는 어두운 입구, 건물 간 좁은 사각지대 등 인적이 드물어 무섭기만 했던 공간에 범죄심리 위축 효과를 노리는 LED 방범등, 반사경, 비상 버저, 경광등으로 구성된 4단계 셉테드(CPTED) 통합방범모듈을 개발해 적용했다.
▲셉테드 관련사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이었다. 지금은 재개발이 결정돼 주민 80%가 이주한 상황이라 사라지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영됐던 성공 사례다. 관련 블로그 포스팅이 2015년 중반까지 게시됐던 것을 보면 사업 이후에도 소금길은 지속해서 취지를 잘 살려서 이어갔다고 할 수 있다. ※위의 내용은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8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