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사인 디자인 3 본지는 2월호부터 4월호까지 3회에 걸쳐 영국과 네덜란드 간판에 대해 알아봅니다. 필자는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디자인학부 장효민 교수입니다. 유럽을 대표한다고도 말할 수 있는 두 나라의 사인과 디자인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글, 사진: 장효민
※ 필자의 원고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방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연재순서
2월호 영국 브리스톨의 사인 디자인
3월호 영국 런던의 사인 디자인
4월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사인 디자인
도시를 구성하는 조형적 요소(도로, 공원, 광장, 건물, 가로시설물 등)와 가로경관의 구성요소 중에서 간판은 중요한 정보 역할과 함께 시각적 공해요인으로 많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대부분 도시들의 상업지역은 가로공간에 수많은 간판들의 대형화, 원색의 시트지로 뒤덮인 유리창, 업소 당 3~4개의 과다 설치 등으로 인해 도시의 이미지를 혼란스럽게 하며 도시 사용자의 보행에도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간판은 생활환경 속에서 커다란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데,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나 터미널 등에서는 원색적이고 단지 눈에 잘 띄는 1차적 목적만을 충족시키는 간판들로 둘러 싸여있다.
특히 크기, 색채, 형태에서 극단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현실은 전국 어느 도시나 천편 일률적으로 건물의 고유성이 없어진지 오래이며 획일적인 디자인의 단순형 간판들을 양산하고 있다.
대기업 간판의 대형화에서 시작된 큰 규모의 전면 간판들은 에너지의 과잉소모와 광고주의 경쟁적이며 이기적인 간판에 대한 인식, 법을 경시하는 사회구조와 형식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법규, 실무현장에서의 사인 디자인 전문 인력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점들의 결과로 인해 도시의 가로경관을 시각적으로 더욱 무질서하게 만들고 있다.
간판은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알린다는 측면에서 정보디자인의 영역에 속하지만 반면, 공간을 차지하고 미관을 결정짓는 역할까지 하고 있기에 공간디자인의 분야로도 규정 되어진다. 그렇기에 선진국 거리의 간판은 크기도 작고 원색적이지도 않으며 또한 보행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선진화된 국가일수록 예술적 심미성은 물론 일관성, 지속성, 차별성, 유연성 등 디자인의 합목적적인 가치에 그 의미를 두고 있기에 모든 공공시설물에 대한 국민들의 미적 관심과 지역자치단체의 세심하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의 차이가 도시환경을 보다 아름답고 쾌적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된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도시 거리, 암스테르담
이번에 살펴 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경우, 4~5층 정도의 작지만 아름다운 건축물과 함께 도시 곳곳에 흐르는 수로들이 소규모 공원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도시를 구성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사인 측면에서는 그다지 잘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도시의 건축물을 비롯한 다른 환경요소들과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특히 암스테르담의 상징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Iamsterdam' 입체 조형사인의 경우는 많은 외국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사진을 찍는 포토 존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도시 환경사인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하루에서 이틀정도 걸어 다니면 거의 다 둘러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암스테르담의 경우, 런던과 마찬가지로 길 찾기 관광안내 사인이 잘되어 있어서 간단한 관광 안내지도만 가지고도 편한 시티투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은 도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많은 갤러리들과 작지만 잘 진열된 가게들의 쇼윈도우, 돌출간판들은 조형성과 개성을 뽐내고 있었는데 자기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는 모습에서 네덜란드의 디자인 수준을 가늠해 보았다. 아울러 네덜란드에는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의 항공기들이 모여드는 환승공항인 스키폴(Schiphol)국제공항이 유명한데, 내부사인 시스템과 기능적인 인테리어 또한 개성 있고 독특한 조형미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었기에 디자인 전공자로서 몇 시간동안 살펴보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맛보았다.
읽기 쉬운 도시 암스테르담
도시에서의 '길 찾기(Way-finding)'를 도와주는 유도안내시스템과 교통사인시스템 등이 시각적으로 잘 되어 있고 도시환경이 아름답게 정비되어 있을 때 비로소 그 도시는 '읽기 쉬운 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대도시의 경우 이러한 도시사용자를 배려한 길 찾기 시스템이 잘 구비되어 있어 도시를 처음 찾는 여행자들에게 편리한
길 찾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공공사인은 도시사용자의 정보매체로서 길 찾기 기능과 정보에 있어서 랜드 마크의 기능인'지시적 사인(Directional Sign)'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하여야 하는데, 공공안내 사인은 도시환경 내에서 정보전달이라는 물리적 기능과 미적인 시각적 기능이 함께 고려하여 디자인하여야 한다.
공공안내 사인은 모든 도시사용자들에게 쉽게 이해되어져야 함은 물론, 변화에 대처할 수 있고 내구성, 재료의 선택, 컬러나 글자체 등 디자인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안내사인의 경우 사용자의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여 정보를 독창성 있고 심미적 가치가 느껴지면서도 쉬운 표현으로 구성되어야함은 물론, 사용자의 행동범위나 기억할 수 있는 범위 등을 생각하여 정보를 질서화 시키고 아름다우며 친숙해지기 쉬운 디자인으로 표현하여야 한다. 모든 사인시스템도 그렇지만 특히, 잘 된 공공사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건축 설계 단계부터 장기적인 계획과 디자인의 가변성, 관리유지를 염두에 둔 철저한 사전 조사, 사인 설치를 위한 환경과 사용자 연구 등도 요구된다. 아울러 옥외 환경 구성요소인 광장, 도로, 가로수, 벤치 등 거리시설물(Street Furniture) 등에 질서를 부여하고 복잡해지는 환경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새로운 개념으로 목적이 명확한 사인시스템 계획을 종합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시공되어야 한다. 국내의 일부 자치단체들의 시스템화 되지 못한 메커니즘의 부재로 인해 공공 디자인사업에 대해 많은 시간과 비용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였다. 사인디자인과 시공은 어떤 장소나 공간의 다양함속에 명확한 이미지와 장소성이 표현된 지역의 아름다운 조형물을 만든다는 다목적 개념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현대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하여야 하겠다.
네덜란드 스키폴국제공항 내부의 작은 박물관과 도서관의 감각적이고 개성미 넘치는 인테리어와 사인들, 그리고 각종 상점들의 아름다운 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