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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오래된 것의 묘한 조화
글 노유청 2021-01-27 |   지면 발행 ( 2021년 2월호 - 전체 보기 )



서울에서 매력적인 공간은 시간이 흐름이 쌓여 형성된 곳이 아닐까 싶다. 시간의 흐름과 쌓임의 흔적이 충분히 드러나는 곳. 특히 도시라는 공간은 시간의 흐름과 역사가 겹겹이 쌓이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흔적과 새로운 매력이 겹쳐질 때 흥미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금호동은 새로운 것과 오래된 모습의 조화가 묘하게 잘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 ‘태오커피’는 회색 외벽에 가게 이름을 써둔 것이 전부지만 전체적인 익스테리어와 합이 좋아서 시선을 끈다. 그리고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도로 명패가 바닥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핫 플레이스의 안전지대, 금호동

금호동은 생각보다 조용한 곳이다. 한강이 가깝고, 지하철역이 3개가 겹치는 이른바 트리플 역세권이지만 의외로 조용한 상권이다. 중랑천을 건너면 성수동이고, 한강을 건너면 강남, 그리고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남산을 지나 종로까지. 주변에 핫 플레이스라는 전쟁터 같은 치열한 상권이 존재하지만 금호동은 묘하게 조용하다. 특히 성수동에서 금호동으로 넘어가면 마치 핫 플레이스의 안전지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다.

3호선 금호역 1번 출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금남시장은 서울의 오랜 시간을 담고 있다. 적당히 낡아서 멋있는 빈티지처럼. 금호동이 핫 플레이스의 기운을 받아 빠르게 변하지 않는 이유 중엔 금남시장도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남시장은 금호동 상권의 중심이자, 인근 주민들에게 부엌과 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과 오래된 모습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건 결국 금남시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 이면도로의 경사진 계단 바로 아래 위치한 ‘소울보이’는 간판부터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뽐내는 가게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적당히 차분하게 어둑한 조명 아래서 맛난 음식과 술을 내줄 것 같은 공간. 원과 직사각형으로 구성한 아크릴 박스사인이 전부지만 가게 전체의 느낌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망원동의 초기 모습과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홍대를 넘어 합정동과 상수까지 상권이 공격적으로 팽창할 때 조용한 안식처를 망원동이 제공한 것처럼. 성수역에서 시작된 핫 플레이스는 뚝섬역과 서울숲역까지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는 분위기라 금호동은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약간은 수줍은 사람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용한 자리를 찾아가듯, 성수동의 거친 상권에 지쳤다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한 곳이 금호동이다.


▲ ‘8월의 잇츠 어거스트’는 조금은 어려운 가게 이름이지만 큼직한 어닝으로 구성한 간판과 시원시원하게 쓰인 8월 이란 단어만 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하단에 로스티드 커피라는 문구를 배치해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알리고 있다.

거리에 재미를 더하는 간판의 개성

금호동에서 볼 수 있는 간판은 이색적이고, 가게의 개성을 담고 있다. 최근에 새롭게 문을 연 가게는 물론이고 기존 상권까지. 오래된 곳은 세월의 맛이 있고 새로운 공간은 참신한 매력이 있다. 간판이 가게를 알리는 좋은 사인이 되려면 가게와 주인의 개성을 담아야 하는데, 금호동에는 그런 사례가 많다. 그래서 재미있는 간판을 찾으러 계속 골목을 걷게 된다. 금호동의 개성 있는 간판은 가게를 알리는 사인이자 거리의 재미를 더하는 디자인 요소다. 재미있는 가게와 간판이 금남시장을 중심으로 오래된 거리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가게와 간판이 거리를 바꾼 것이 아니라 기존 공간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재미를 더하는 방식으로.

※ 위 내용은 기사의 일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2월호를 참고하세요.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관련 태그 : 성동구 금호동 금호역 간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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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신제품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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