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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류 > 조명+입체
흥망성쇠 프로젝트 47
철학이 사라지고 세워진 서울의 벽
글 노유청 2018-12-25 |   지면 발행 ( 2019년 1월호 - 전체 보기 )


▲ 레필로소피의 간판은 간결함 그 자체였다. 출입구 상단에 삼각형 지붕형태로 익스테리어를 꾸미고 그곳에 큼직한 채널사인으로 표기한 Les Philosophies. 전면에 내세운 채널사인은 프랑스어 그 자체를 적용했고 측면에 한글 표기를 같이했다. 처음 볼 때는 한글을 읽어야 이름을 알 수 있었지만, 한번 인지한 후에는 큼직한 채널사인만 보일 정도로 가독성이 높았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고 멋스럽게 카페를 상징하는 사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림창고가 핫 플레이스라는 성수동을 만든 물리적 모체라면 레필로소피는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지주였다. 성수동이 한 참 뜨기 시작한 그 즈음 사람들은 대림창고를 중심으로 모여 즐겼고 레필로소피로 가서 분위기를 느꼈다. 대림창고가 사람들을 모으는 호객행위를 했다면 성수동의 분위기와 맛을 제대로 보여준 공간은 레필로소피였다고 생각한다. 대림창고에서 열린 파티나, 이벤트를 보러 호기심에 달려온 사람들에게 “이게 성수동이다!”라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레필로소피라는 공간은.

레필로소피는 프랑스어로 철학자라는 의미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왜 카페이름을 레필로소피라고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조용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레필로소피는 그야말로 성수동의 문화와 철학적인 지점을 정확히 담고 있는 카페였다. 그래서 그 당시부터 성수동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레필로소피를 한 번 쯤은 다녀갔을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근처에 이어서 생긴 카페 자그마치 까지... 레필로소피와 함께 대림창고, 자그마치는 성수동이라는 동네의 매력을 구체화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카페 이름처럼 레필로소피는 성수동의 문화적인 매력을 구체화한 철학자였다.

레필로소피의 간판은 간결함 그 자체였다. 출입구 상단에 삼각형 지붕형태로 익스테리어를 꾸미고 그곳에 큼직한 채널사인으로 표기한 Les Philosophies. 전면에 내세운 채널사인은 프랑스어 그 자체를 적용했고 측면에 한글 표기를 같이했다. 처음 볼 때는 한글을 읽어야 이름을 알 수 있었지만, 한번 인지한 후에는 큼직한 채널사인만 보일 정도로 가독성이 높았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고 멋스럽게 카페를 상징하는 사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골목을 수없이 지날 때 어김없이 보여서 그때마다 꽤 안도했던 간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랬던 레필로소피의 간판은 올해 가을부터 볼 수 없었다. 레필로소피가 사라진 건 꽤 큰 충격이었다. 말 그대로 레필로소피는 성수동의 철학적인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볼 때마다 건재해서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은 난데없는 이별 통보였다.

한동안의 공사 기간을 마치고 들어선 공간은 ‘월서울(wall.seoul)’이라는 카페였다. 월서울은 공간을 빌려주어 일정한 컨셉트로 채우는 방식의 카페였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이케아 컨셉트 스토어 였고 두 번째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온 멘델 케이크였다. 카페 내부를 마치 영화 속에 등장한 멘델 케이크 가게처럼 꾸며 사람들을 시선을 모았다. 카페와 함께 다양한 공간임대를 진행했던 레필로소피와 운영방식이 비슷해서 약간 안도했던 것 같다. 마치 이전 공간의 분위기를 존중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레필로소피를 즐겨 찾던 사람들을 배려하는 듯한 느낌이라서...

월서울의 간판은 레필로소피보다 더 간결했다. 검은색 외벽에 큼직하게 영문으로 카페 이름을 써둔 것이 전부다. 비조명 사인이지만 흑백의 대비를 통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필로소피처럼 한번 보면 쉽게 입혀지지 않을 정도로 가독성이 높다. 그리고 레필로소피의 큼직한 채널사인이 있던 자리에는 컨셉트를 알리는 조형물을 놓거나 하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레필로소피를 더는 볼 수는 없지만 월서울이라는 공간을 통해 추억해 볼 수는 있다. 그리고 성수동의 철학적인 모체가 됐던 레필로소피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다. 마감 후에는 월서울에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레필로소피를 추억해봐야겠다. 현재 월서울을 채우고 있는 연말과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 컨셉트를 즐기면서 말이다.


▲ 월서울의 간판은 레필로소피보다 더 간결했다. 검은색 외벽에 큼직하게 영문으로 카페 이름을 써둔 것이 전부다. 비조명 사인이지만 흑백의 대비를 통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필로소피처럼 한번 보면 쉽게 입혀지지 않을 정도로 가독성이 높다. 그리고 레필로소피의 큼직한 채널사인이 있던 자리에는 컨셉트를 알리는 조형물을 놓거나 하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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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성수동 레필로소피 월서울 핫 플레이스 간판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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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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