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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장진우 거리
걷는 재미가 있는 한적한 골목
글 노유청 2017-01-25 |   지면 발행 ( 2017년 2월호 - 전체 보기 )


한국옥외광고센터와 공동기획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만듭시다”-서울시 용산구 장진우 거리 걷는 재미가 있는 한적한 골목

한적한 골목길에서 흥미로운 가게를 남들보다 먼저 발견하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특히 아직 거대한 상권을 갖춘 번화가가 아닌 자그마한 골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에는 언제나 예쁜 간판이 함께한다. 간판은 가게 주인장의 자세와 손님에게 선보이는 물건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이다. 결국, 한적한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은 예쁜 간판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장진우 거리에는 그런 간판이 많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간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경리단길 안쪽에서 시작된 흥미로운 변화
경리단 길을 오르다가 남산 대림아파트 방향 골목으로 들어가면 장진우 거리가 있다. 용산구 회나무로 13(가)길, 그곳이 장진우 거리다. 경리단길 안쪽에 위치해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최근엔 인기가 제법 있는 거리다. 변화의 시작은 6년 전 생긴 ‘장진우 식당’이었다. 이후 다양한 가게가 생기면서 장진우 거리가 형성됐다.
경리단, 가로수, 샤로수, 망리단 처럼 지역 명칭이 아니라 인명을 딴 이유는 장진우 셰프가 만들고 가꾼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진우 식당을 시작으로 현재 10개가 넘는 가게 오픈을 직·간접적으로 도우며 이른바 장진우 사단을 구축했다. 그로인해 장진우 거리는 아는 사람들만 주로 찾던 동네 골목에서 이제 외지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흥미로운 가게가 늘어나고 거리가 재밌어진다는 것은 예쁜 간판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걷고 싶은 거리는 예쁜 간판이 많이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공간은 건물 외관을 완전히 뒤덮으며 도시를 정복한 대형 불법 간판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시각적인 휴식처를 제공한다.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은 풍경. 흥미로운 가게와 예쁜 간판이 길거리에 불어넣는 힘은 위대하다.
그리고 장진우 거리의 간판이 예쁘고, 좋은 사례로 꼽히는 건 자생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진행한 간판개선사업은 불법을 합법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미관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획일성이란 비판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결국, 이제는 불법을 합법의 영역을 전환하는 법리적 목적을 넘어서 미학적 관점을 간판에 불어넣어야 할 시기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장진우 거리는 흥미로운 케이스다.


▲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세컨드 문’의 간판은 윈도 그래픽으로 연출한 가게 이름이 전부다. 전면에 드러내는 간판이 없지만 간결한 익스테리어와 중간에 배치한 전등, 노란색 출입문 등 다양한 요소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간판으로 바꾸는 거리의 풍경
장진우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간판은 하나같이 다 이색적이고, 가게의 개성을 담는다. 특정 구획에 질서정연하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 구석구석 파편화돼 있지만,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마치 간판이 골목에 들어와서 구경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지나쳤던 보편적인 동네와 골목이 간판으로 인해 특별해지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에서 진행한 간판 개선사업 결과 보도자료에 종종 등장하는 말은 “간판을 개선해 지역 이미지 제고”라는 것이다. 물론 결과물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판을 통해 거리의 풍경을 바꾸는 것에 대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경리단길, 가로수길, 망리단길, 샤로수길 등 사람들이 몰리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라는 곳의 다양한 간판이 그렇다. 가게의 개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며 시선을 사로잡는 간판.

물론 난립한 간판을 정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불법을 합법으로 전환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정비사업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정비사업에 더해 디자인을 중점으로 둔 개성 있는 간판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고민해볼 시기가 됐다.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지속해서 진행한 간판 나눔 프로젝트가 그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간판 개선사업의 전략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형태의 프로젝트가 더 증가할 필요가 있다.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간판이 있는 길을 교훈 삼아서 말이다.


▲ ‘꽁티드 툴레아’는 2개의 가게가 동시에 공존하는 묘한 가게다. 1층은 캔들숍, 2층은 카페로 운영하는 묘한 공간구성. 흰색바탕에 철제사인으로 가게 이름인 꽁티드 툴레아(CONTE DE TULEAR)를 표현했지만, 측면에 입간판를 보기 전까진 가게이름을 쉽게 알 수 없는데, 이러한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하단에 SHOP & CAFE 라는 문구를 배치해 공간의 특성을 알린다.

본 연재기사는 행정자치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월간 《사인문화》가 간판문화 선진화와 발전을 위해 진행하는 공익성 캠페인입니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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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용산구청 장진우 거리 이태원 경리단길 간판 디자인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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