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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보드 시장 열리나?
글 이석민 2013-04-23 |   지면 발행 ( 2013년 4월호 - 전체 보기 )

테마스페셜

종이보드 시장 열리나?
사인출력업계, 시장을 선점하라!

실사출력업체들이 종이보드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등장하기 시작한 종이보드는 유럽과 미국, 호주 등에선 이미 대중화가 시작된 제품이다. 업계는 조만간 우리나라도 종이보드 시장이 개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 및 거래처가 확보된 업체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글 이석민 편집장, 사진 본사자료


종이보드의 등장
"저건 뭐지? 종이로 만들었네?"
"엄마, 의자인데 종이로 만들었어. 신기하다"
우리나라에 종이보드가 처음 소개된 것은 지난해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개최된 '제20회 한국 국제사인·디자인전(코사인 전시회)'에서다. 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소재가 종이보드다. 종이로 트리를 만들고, 의·탁자 및 광고물 등을 제작해 진열해 놓은 것. 이를 바라보는 관람객들은 모두 처음 보는 소재라는 점에서 강한 관심을 가졌다. 그동안 의·탁자 등 가구는 나무, 플라스틱, 철 등의 소재로 제작하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실내 광고물도 폼보드, 포멕스, 아크릴 등이 주요 소재였기 때문에 종이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어 진열한다는 것은 매우 생소했던 것.


경기도 구리시에서 실사출력업체를 운영하는 김영진 씨(50)는 "지난해 코사인 전시회에서 종이보드를 처음 봤다. 그리고 종이보드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보고 깜짝 놀았다. 완전한 새로운 소재였기 때문이다.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종이보드는 앞으로 유망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종이보드의 대중화는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재활용이 쉽고 간편하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요소가 강하다. 그렇다보니, 일부 국가에선 대형 매장 또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선 비친환경 제품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든다면 사람 몸에 해로움을 줄 수 있는 페인트칠이되거나, 강력 코팅 등으로 재활용이 힘는 제품 등을 규제하고 있는 것.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종이보드가 탄생했다.
현재 종이보드는 스웨덴과 핀란드, 남아공아프리카, 미국 등 국적의 업체들 제품이 유명하다. 국내산도 일부 있지만 시작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보드 시장은 굉장히 큰 시장이다.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종이보드 시장의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본다. 먼저 준비하는 업체는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아쉬워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냥꾼들이 토끼를 잡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토끼가 다니는 길을 찾는 것이다. 토끼가 다니는 길을 찾는다면, 그 길 중간에 덫을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사업의 성패는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꿰뚫어 보는 시각과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앞으로 사인업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어떤 소재가 각광받을 것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면 미리 그 길목에 덫을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사인시장은 1997년경 부터 2007년 사이까지 약 10년간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IMF 금융위기로 인해 대기업들이 해체되면서 명예 퇴직한 사람들이 자영업자로 몰리면서 수많은 음식점, 옷가게, 휴대폰 가게 등 점포가 새롭게 등장했다. 개인 점포가 증가하면서 간판과 현수막 물량이 쏟아졌다. 특히 이땐 프랜차이즈가 확장되지 않았던 시절이기 때문에 대부분 개인 점포주가 스스로 간판집을 찾아가 홍보 수단을 의뢰하고 간판 견적을 냈던 시절이다. 이 시절 간판사업을 한 사람치고 돈을 벌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다 보니 영업력에 자신있는 일부 간판업체들은 간판과 현수막 제작사업을 버리고, 아예 사인 관련 소재 유통 사업에 뛰어들어 대박을 친 경우도 허다했다. 결국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준비한 사람들은 IMF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 오히려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종이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종이보드에 대한 개념 정리가 부족하고, 사용처, 만드는 방법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미래적 가치를 본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종이보드 시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종이보드는 한마디로 친환경 소재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목재나 플라스틱, 아크릴, 폼보드, 포맥스 등으로 무언가를 제작 한 후 폐기한다면 폐기물 처리비용을 내고 버려야 한다. 또 폐기 처리된 플라스틱 등의 합성수지와 목재로 된 판재 제품들은 소각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재활용이 일부 가능하긴 하지만 60% 이상은 소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각시 탄소 배출로 인해 환경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목재 등에 칠해진 니스, 페인트 등이 인체에 해로운 경우가 많고 플라스틱에서도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는 등 비친환경적인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종이보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종이보드는 100% 종이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사용 후 그냥 재활용 장소에 내다놓으면 재활용 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수거해 간다. 특히 종이보드는 80% 가량이 재활용된 재생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 친화성이 높고 자원 절약형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폐지 1톤을 재활용하면 30년생 나무 21그루를 보호하고 3평방미터의 매립지를 줄이며, 3만 리터의 물을 아낄 수 있다는 연구 자료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자원 절약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형광등 및 네온사인을 퇴출시키고 LED 조명을 육성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형광등을 2020년까지 100% LED로 교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아파트 및 사무실, 공장 등에서 LED로 교체할 경우 일부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LED 활성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면 정부가 조만간 재활용이 자유로운 종이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백화점 등 고급 매장과 호텔, 병원 등이 발 빠르게 정부의 의도를 읽고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원이 열악한 국가 중의 하나다. 쉽게 재활용이 되면서 쓰임새에서도 불편함이 없다면 당연히 권장할 것으로 보인다. 종이보드의 대중화는 생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종이보드의 종류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종이보드는 약 4가지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리보드, 핀란드에 본사를 둔 디보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엑스보드, 국산인 이지보드 등이다. 아직은 종이보드 자체가 대중화되지 않았으므로 시장 점유율은 4개 브랜드모두 미미해 비교의 가치가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 미국에 본사가 있는 바이오보드, 팔콘보드 등이 있는데 미국산은 아직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있다.
리보드는 그래픽아트 전문업체인 성도GL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리보드는 스웨덴의 디자인포스 사에서 제조하고 있다.


성도GL 이승택 차장은 "리보드의 가장 큰 장점은 튼튼하다는 것이다. 종이라는 소재는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약하다는 단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리보드는 특수한 제조방법을 통해 강도를 높였다. 따라서 일반 가구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어른들이 앉아도 무리없이 의자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특히 리보드는 인쇄가 잘 될 수 있도록 표면처리가 돼 있어 발색도가 우수하고 색감이 풍부해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제작해도 만족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종이보드로 인쇄한 뒤 조립할 때 뒤틀림 현상이 발생되면 불량품이다. 하지만 리보드는 이러한 뒤틀림 현상이 없는데다, 종이보드를 자를 때 이물질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작업 환경적인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디지털 커팅 장비를 보호하는데도 역할을 한다"라고 평가했다.
리보드는 흰색과 갈색, 검은색이 있다. 갈색과 검은색이 있는 이유는 UV 프린터로 인쇄할 때 화이트를 활용하면 더 다양한 이미지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보드는 배너피아에서 독점 수입하고 있다. 핀란드에 본사가 있지만 중국 상해와 남경에 현지 공장이 설립돼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디보드는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이다. 중국에서 제조됐다고 해서 단순히 중국산으로 보면 안된다. 제조 기술과 제품의 품질은 핀란드 본사가 요구하는 수준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디보드가 가진 장점은 높은 품질에 비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는 것이다.


조형철 배너피아 대표는 "종이보드가 비쌀 것이라는 선입관이 있는데 이는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 폼보드와 가격 비교를 해도 조금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우리는 국내 종이보드 시장을 열어가는 선구자인 셈인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시장이 원하는 것을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우리만의 시스템을 완성했고 그 시스템 덕분에 디보드의 가격을 시장의 수준에 맞출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디보드 역시 100% 자연산으로 친환경 소재로서 재활용이 쉽다. 조립했던 종이보드를 해체해 재활용 공간에 내어 놓으면 그만이다.

조 대표는 "종이는 습도에 약한데 디보드는 이 점을 상당부분 극복해 습도에 강하다는 점이 강점이다"라며 "디보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4월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케이샵페어'에 참여하고 같은 달 25일 개최되는 'MBC 건축박람회'에도 부스를 열고 관계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지보드는 유일한 국산제품이다. 폼보드 제조업체인 아트폼이 생산 판매하고 있다. 종이보드의 속 구조가 벌집처럼 생겼다고 해서 '에코 허니컴 보드'라고도 불린다. 이지보드는 육각주를 접착 형성한 특수 지주 구조체(허니컴)을 심재(코어)를 사용해 만든 강화형 종이보드다. 허니컴의 구조는 육각 기둥의 유한연속 구조체로서 셀(cell)과 코어(core)로 구성돼 있다. 1×1m에 약 5톤 정도의 평면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폼 곽인기 대리는 "이지보드는 플라스틱이나 목재보다 훨씬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하고 가격이 싸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인쇄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소량 다품종 생산에 매우 적합한 친환경 소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폼보드는 장시간 시간이 지나면 휨 문제가 발생되는 데 이지보드는 이러한 단점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지보드는 벌집구조를 취하고 있어 가공시 V커팅이 불리하다는 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트폼은 최근 물결모양의 '에코 웨이브 보드'를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 에코 웨이브 보드는 물결무늬 구조의 심재에 양면 종이를 부착한 강화형 종이보드다. 물결 간의 간격이 매우 촘촘해 강도가 에코 허니컴 보드보다 더 강하다. 또 V커팅이 자유로워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물을 만드는데 적합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에코 웨이브 보드는 에코 허니컴 보드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려워 생산성이 높지 못하기 때문이다.


곽 대리는 "폼보드 전문업체가 종이보드 생산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고 있는데, 폼보드를 생산하는 기계 장비로 종이보드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로서는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 시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엑스보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니타사가 만든 브랜드이자 제품인데, 현재 국내 총판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V 프린터와 자동커팅기(디지털 피니시 머신) 제작업체인 대영시스템이 엑스보드와 일부 업무 협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보드의 사용처는 어디에?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면 그 소재가 주로 어떤 곳에 사용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종이보드 소재 역시 어떤 제품으로 부활해서 사용될 것인지가 시장에서 궁금해하는 점이다. 종이로 과연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종이보드로 제작한 제품들을 보면 이러한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 전시장
종이보드의 활용처는 우선 전시장에 필요한 다양한 구조물에 가장 적합하다. 전시회는 보통 3일에서 5일 정도만 개최되는 단기 행사이기 때문에 종이보드로 만든 구조물은 설치와 해체가 쉽다는 점에서 해외에선 이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기업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자유롭게 종이보드에 프린트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철로 된 구조물이나 목재 등을 이용해서 전시장을 꾸밀 땐 대형 트럭이 필요하고 일꾼도 많이 있어야 하지만 종이보드를 활용하면 이 같은 번거러움이 없다. 직원 몇 사람이 종이보드를 들고 와서 조립한 뒤 세우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2. 백화점·대형마트·식품매장·대형 병원 등
종이보드는 상품 진열대로 활용도가 높다. 플라스틱, 아크릴 등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설치가 간편하고, 인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열대 자체가 또 하나의 광고판이 된다. 특히 종이라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소아과 병동 등에서도 많이 사용될 수 있다.

3. 어린이집·유치원 등
종이보드의 강도는 예상보다 강하다. 의·탁자는 물론 시소, 미끄럼틀까지 만들어 사용해도 무난하다. 물론 플라스틱 또는 철에 비해선 약하겠지만 얕볼 정도는 아니다. 아이들의 놀이 시설로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게 종이보드 유통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4. 단기간 머무르는 개인 공간
세상이 변화했다. 핵가족을 넘어서 이젠 1인 가구 시대가 왔다. 일자리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  회사를 옮길지 알 수 없다. 원룸 등 도시형생활주택이 대량 공급되고 있고 고시원 마다 공실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시장에 종이보드로 제작된 가구가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종이보드로 만든 의·탁자와 컴퓨터 책상, 화장대 등을 사용하다가 이사를 가게 될 경우 모두 버리고 가면 된다. 종이로 제작된 재활용 용품이므로 재활용 쓰레기 투기 공간에 두고 가면 된다. 그러나 만약 목재나 플라스틱, 철로 된 가구를 사용하다가 버리려면 폐기물 처리신고를 하고 버려야 한다. 일정금액의 쓰레기 투기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새롭게 이사를 간 공간을 채울 때도 종이보드로 제작된 가구를 사서 채우면 된다. 이사짐이 별로 없는 셈이다. 쓰다가 불필요해질 땐 그냥 버리면 된다.

5. 무궁무진한 어플리케이션
사람의 생각은 한계가 없다. 어떤 아이디어라도 내면 그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다. 시장이 원한다면 히트를 칠 것이고, 시장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도태될 것이다. 종이보드 시장도 본격적으로 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얼마큼의 시장성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선진 시장을 보면 앞서 언급한 사례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와 관련된 아이템 외에 종이보드를 활용한 또 다른 우리나라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종이보드, 무조건적 황금시장인가?

종이보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종이보드라는 원재료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이보드로 무언가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려면 최소한 3가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먼저 종이보드에 프린트할 수 있는 UV 프린터가 있어야 한다. 또 UV 프린터로 인쇄된 종이보드를 신속하고 재빠르게 가공할 수 있는 디지털 피니시 머신(자동 커팅기)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이다. 아무리 뛰어난 장비를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물건을 만들려면 디자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디자인된 것을 어떻게 자를 것인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끄럼틀을 제작한다면, 미끄럼틀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어떻게 잘라 조립할 것인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성도GL 이승택 차장은 "UV 프린터 활용법을 잘 알아야 하고, 디지털 피니시 머신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복잡한 상품 매대 등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경우 그것을 정확히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성도GL의 경우 이 같은 솔루션을 한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후지필름의 어큐티 UV 프린터, 콩스버그 디지털 피니시 머신, 그리고 디자인 제작기법 등을 모두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UV 프린터와 디지털 피니시 머신의 대당 가격은 어림잡아 1억원대 후반이다. 결국 두 장비를 구매하는데만 약 3억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배너피아 조형철 대표도 종이보드 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종이보드 사업을 시작해보니, 어려운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제작 기법도 어려울 뿐  아니라 거래처를 잡는 것도 어렵다. 스스로의 노하우와 비젼이 뚜렷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종이보드 시장이 점차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문의가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환상만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대영시스템의 이석주 차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 차장은 "종이보드 시장이 무르익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유럽도 지금은 대중화되고 있지만 이것은 정부가 리사이클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라고 강제하는 법령이 일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종이보드 시장이 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정부의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개인들도 친환경에 대해서 관심만 있지 실천하지 않는다. 가격이 기존에 사용중 인 소재보다 월등히 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업계 관계자들은 종이보드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기보다는 긍정적 관심이 더 높은 상황이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종이보드 소재 가격도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상당히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출력업계 관계자는 "종이보드 시장의 활성화는 시간의 문제이지 소재의 문제가 아니다. 종이보드는 물과 불에 약하다는 점 외엔 거의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종이보드는 대중화 될 것이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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